15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: "넌 결국 다 해낸다"

2026. 3. 26. 22:32생활정보

 

직장 생활 & 성장

15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:
"넌 결국 다 해낸다"

 

15년 전 오늘, 나는 회사 화장실 칸 안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. 아무도 모르는 그 공간에서,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딱 10분만 버티면 된다고 스스로를 달랬다. 오전 내내 선배가 던진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.

"이것도 몰라요?" 큰 목소리도 아니었다. 한숨 하나가 더 무거웠다.

 

하지만 그 말이 내 하루 전체를 무너뜨렸다.

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던 그 시절

솔직히 말하면, 입사 첫 해는 매일이 버거웠다.

회의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쓰는 용어부터 달랐다. 노트에 열심히 받아 적다 보면 어느 순간 그냥 모양만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. 퇴근 후엔 그날 들었던 단어들을 검색하느라 밤이 됐고, 다음 날 아침엔 또 처음부터 시작이었다.

더 힘들었던 건, 나만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.

옆자리 동기는 입사 두 달 만에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었다.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인가 보다 싶었다.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고, 어쩌다 이 자리에 끼어든 건가 싶었다.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괜히 눈물이 차오른 적도 있었다.

'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 걸까.'

그 질문이, 한동안 나를 쫓아다녔다.

그래도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있었다

포기하지 않은 건 대단한 의지 때문이 아니었다.

솔직히 말하면, 혼자였다면 진작에 그만뒀을지도 모른다. 혼내는 선배가 있었던 만큼, 조용히 곁에 있어준 선배도 있었다.

퇴근 후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던 어느 날, 한 선배가 슬쩍 다가와 말했다.

"처음엔 다 그래. 나도 첫 해엔 맨날 혼났어."

딱 그 한마디였다. 길게 위로해준 것도 아니고, 특별한 조언을 해준 것도 아니었다. 그런데 그 말이 이상하게 힘이 됐다. '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.'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, 다음 날 출근할 수 있었다.

또 다른 선배는 내가 실수한 보고서를 아무 말 없이 함께 고쳐줬다. 어떻게 하면 되는지 찬찬히 알려주면서,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.

"다음엔 이렇게 해봐. 금방 늘어."

그 말이 맞았다. 정말 금방 늘었다.

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는 버티지 못했을 거다. 그래서 나는 그때를 떠올릴 때마다, 힘들었던 순간만큼이나 그 손들을 함께 기억한다.

그냥, 내일 또 출근해야 했고, 그 사람들 덕분에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. 거창한 각오 같은 건 없었다. 오늘 하루만 버텨보자, 딱 그것뿐이었다.

그런데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, 어느 순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. 처음엔 못 알아듣던 회의 내용이 절반쯤 이해됐다. 선배한테 맨날 물어봐야 했던 것들을 혼자 해결할 수 있게 됐다. 아직 잘 모르는 건 많았지만, 예전만큼 무섭지는 않았다. 무지는 여전했지만, 그 무지 앞에서 내가 조금 더 담대해졌다고 해야 할까.

입사 1년이 지났을 때, 나는 신입 온보딩 교육을 맡게 됐다. 꼭 1년 전, 나를 당혹스럽게 했던 그 자리에 이번엔 내가 서 있었다.

15년이 지나 돌아보니

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를 무너뜨렸던 것들이 참 선명하게 보인다.

모른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거였다. 모르면 무능한 사람이 되는 줄 알았다.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된 건, 모르는 건 시간의 문제였다는 것이다. 누구나 처음엔 모른다. 그 당연한 사실을 그때의 나는 몰랐다.

그때 나를 힘들게 했던 상황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면, 신기하게도 다 '결국 해낸 것들'이었다. 너무 어려워 보였던 보고서도 썼고, 다시는 못 올 것 같았던 발표도 해냈고, 버티기 힘들었던 시간도 지나갔다. 그 어떤 것도 나를 영원히 무너뜨리지 못했다.

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는 그 감각, 그게 사실이 아니었다.

지금 힘든 당신에게

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혹시 그 화장실 칸 안의 나와 비슷한 곳에 있다면,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.

지금 힘든 건, 네가 약해서가 아니야.

처음이라서 그래.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. 그 불편함은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지,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야.

지금 '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'는 그 느낌, 믿지 마. 15년 뒤에 돌아보면 그 시절의 네가 해낸 것들에 스스로 놀라게 될 거야. 나처럼.

그러니까 오늘 하루도 그냥 출근해. 완벽하지 않아도 돼. 다 알지 않아도 돼. 모르면 물어보고, 틀리면 다시 하면 돼.

그리고 주변을 한번 둘러봐. 분명 조용히 손 내밀어줄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거야. 그 사람 꼭 붙잡아.

넌 결국 다 해낸다.
그걸 15년 전의 나는 몰랐고, 나는 지금 당신에게 미리 알려주고 싶다.